[서울=뉴시스] 한주홍 기자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이 4·15 총선 여당 압승을 계기로 당권에 도전할지 주목된다.
이 위원장은 이번 총선에서 공동 상임선대위원장으로 민주당의 압승을 이끈 1등 공신이다. 게다가 "정치 1번지"로 불리는 종로를 거머쥐면서 대권 가도에 탄력이 붙었다.
이 위원장은 총선 이틀 뒤인 지난 17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만찬 회동을 했다고 한다. 이 자리에는 이해찬 대표, 이인영 원내대표도 함께 했다.
문 대통령은 총선을 위해 고생한 당 지도부의 노고를 치하하면서 이 위원장도 격려했다고 한다. 이 자리에서 이 위원장은 청와대 몇몇 참모들로부터 "당권 도전을 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권유도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대선 주자 1위를 달리는 이 위원장이 이번 총선에서 존재감을 각인시키면서 그의 당권 도전 가능성에도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특히 이 위원장은 이번 총선 사령탑 역할을 통해 당내 세력화에도 시동을 걸었다. 이번 총선에서 이 위원장은 전국을 누비며 지원 유세를 다녔고, 40명 가까운 후보들의 후원회장을 맡았다. 총선을 계기로 당내에 그만큼 "이낙연계가" 늘어났다는 이야기다. 이들은 이 위원장의 당권 도전, 나아가 대권에도 든든한 우군 역할을 해줄 수 있다.
당내에서는 이 위원장이 대권을 위해 2015년 문재인 대통령 모델을 따라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문 대통령은 2015년 2월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전당대회에 도전해 당 대표로 선출됐다. 당권을 거머쥔 문 대통령은 2016년 총선을 앞두고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에게 전권을 넘겨주며 임기를 채우지 않고 대표직을 물러났다. 이후 2017년 대선에 도전해 승리했다.
이 위원장 역시 전당대회에 출마한다면 이 모델을 따라야 한다. 민주당 전당대회는 오는 8월24일 열릴 예정이다. 민주당 당규에는 대권·당권 분리 규정이 있어 대선 1년 전 당 대표직을 물러나야 한다. 2021년 3월 이전 사퇴해야 해 사실상 7개월짜리 당 대표인 셈이다.
현재 당내에서는 홍영표·우원식·송영길 의원 등이 출마를 점치고 있다. 이 위원장이 전당대회에 출마하면 자칫 당내에 견제 세력이 생길 수 있다는 점도 감안할 부분이다.
이 위원장과 가까운 한 의원은 "7개월이라고 해도 당무(黨務)를 알아야 국정 운영에도 도움이 될 게 아니냐"면서 "아직은 주변 의견을 들어보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의원은 "당의 질서 있는 운영이나 이런 게 쉽지 않다고 판단되면 나오라는 주변의 의견이 분출할 수 있다"며 "국회가 개원되고 강력한 "그립"이 필요하다고 하면 그때 본격적으로 논의가 이뤄지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아직 당권 도전 자체를 논의하기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있다.
다른 의원은 "아직 당권 도전에 대해 구체적으로 생각하지는 않은 것 같다. 좀 더 상황을 봐야 한다"며 "대권 때문에 금방 (당권을) 내려놔야 하는 것도 있으니 좀 더 신중할 것이다. 아직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총선 상황이 어떻게 되든 당내에서 이낙연 리더십이 요구될 것"이라며 "그 리더십 요구에 따라서 움직이는 것이지 대선에 유·불리를 가지고 고민하진 않을 거다. 주변인들과 동료 의원들과도 많이 상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