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뉴욕주, 결국 민주당 대선 경선 취소… 샌더스 “민주주의 훼손”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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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美 뉴욕주, 결국 민주당 대선 경선 취소… 샌더스 “민주주의 훼손” 반발

26일 미국 뉴욕의 텅 빈 거리에서 한 시민이 자전거를 타고 이동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뉴욕주는 비필수적인 상점의 영업을 중단하는 등 봉쇄 정책을 펴고 있다. 뉴욕=EPA 연합뉴스

미국 뉴욕주(州)가 6월 23일(현지시간)로 예정된 대선 프라이머리(예비경선)를 결국 취소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 탓에 미국 각 주에서 일정을 연기하거나 우편투표로 대체한 사례는 있지만 경선 자체를 포기한 것은 뉴욕주가 처음이다. 이미 경선 중도하차를 선언한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민주주의 훼손’을 이유로 뉴욕주의 결정을 맹비난했다.

뉴욕주 선거관리위원회는 27일 “실질적인 의미가 없는 예비선거를 열기에는 코로나19 확산 위험이 너무 크다”면서 경선 개최를 포기하겠다고 밝혔다. 더글라스 켈너 뉴욕주 선관위원장은 “이번 결정은 대선 경선 후보가 선거 캠페인을 중단하거나 종료하면 투표용지에서 해당 후보의 이름을 삭제하도록 하는 뉴욕주법과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샌더스 의원이 경쟁자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지지를 선언하면서 바이든이 사실상 최종 후보로 낙점된 만큼 행사 개최의 실익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샌더스 측은 뉴욕주 결정에 거세게 반발했다.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하원의원은 “코로나19 위험을 피하려면 우편투표를 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제프 위버 샌더스 캠프 선임보좌관도 성명을 통해 “뉴욕주 선관위의 결정은 미국 민주주의를 뒤흔드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난주 바이든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현재 위기를 이용해 11월 대선을 미루려 할 수 있다고 경고했는데, 트럼프는 이제 뉴욕주 덕분에 선례가 생겼다”고 비판했다. 반면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참여하지도 않는 경선이 취소되는 것에 대해 샌더스 캠프가 왜 분노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연기’설과 관련, 이날 백악관 브리핑에서 “대선 날짜 변경은 생각한 적이 없다”고 일축했다.

뉴욕주는 당초 이달 28일 예비경선을 실시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경선 일정을 연기한 바 있다. 일간 뉴욕타임스는 “미국 전역에 코로나19가 퍼지면서 16개주가 경선 일정을 변경하거나 우편투표 방식을 채택했다”고 전했다. 뉴욕주의 공화당 대선 경선은 트럼프 외에 적격 후보가 없어 이미 2월 취소됐다.

김진욱 기자 [email protected]